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던 대형 면허 취득에 도전했다.
대형 면허 시험은 버스를 운전하여 기능 시험을 통과하면 합격이다.
독학으로 시험을 보게 되면 실전 경험이 없는 만큼 몇 번의 불합격은 기본적으로 따라온다.
나름 운전 경력도 꽤 있고 운전병 출신으로 수동 차량 운전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독학으로 합격할 때까지 시험을 계속 보며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운전학원은 비용이 너무 비싸다..)
첫 번째 시험
버스 운전이 처음인 만큼 감을 잡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출발 및 정차, 언덕 등반은 수동 차량에 익숙했던 만큼 무난하게 통과했다.
첫 코스에 진입해서 외운 공식대로 시도했는데,
바퀴 탈선으로 여러 번 감점되어 불합격하고 끝났다.
두 번째 시험
마찬가지로 감을 잡는 데 집중했다.
첫 코스에서 탈선이 2번 되고 통과했는데,
코스에서 나올 때 뒷바퀴가 연석을 밟아 실격했다.
일반 차량과 바퀴 위치나 크기가 너무 달라서 회전 시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세 번째 시험
첫 코스에서도 자꾸 감을 잘 못 잡고 탈선하고 있어서 다른 유튜브를 더 찾아보았다.
그때 찾은 다른 영상에서 더 좋아 보이는 공식을 설명해 줘서 공식을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첫 코스에서 탈선이 1번 되고 나름대로 잘 통과했다.
코스에서 나올 때 실격했던 걸 생각하여 더 크게 방향전환을 시도했는데,
마찬가지로 뒷바퀴가 똑같이 연석을 밟아 실격했다.
끝나고 나올 때 나아진 점이 없다는 허탈함이 밀려왔다.
원래도 공간감각이 남들에 비해 부족한 사람인 건 알고 있었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너무 좌절감이 몰려왔다.
네 번째 시험
외운 공식대로 첫 코스를 진행했는데 다시 탈선이 2번 되고 시간초과까지 나면서 겨우 통과했다.
같은 연석에서 또 실격하기는 정말 싫어서 엄청 신경 써서 방향을 전환하여 다음 코스까지 도달했다.
다음 코스 자체를 처음 겪다 보니 또 탈선을 2번 하여 불합격으로 끝났다.
그래도 다음 코스까지 도달한 만큼 발전한 점에 있어 만족스러웠고,
점차 감을 잡아가는 것 같아서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섯 번째 시험
바꿨던 공식 때문에 오히려 감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아서 다시 기존의 공식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직하는 회사 출근 전 마지막 시험인 만큼 후회 없이 보자고 다짐했다.
지금까지의 시험으로 얻은 감으로 기존 공식을 다시 써보니 첫 코스를 처음으로 감점 없이 통과했다.
난관이었던 방향 전환도 잘 수행했고,
두 번째 코스에서 아쉽게 너무 빠른 방향 전환으로 시작할 때 탈선을 1번 하고 코스를 통과했다.
처음으로 세 번째 코스까지 도달했고,
처음이다 보니 감을 잡기 어려워 한 번의 탈선과 시간 초과를 겪고 통과했다.
이후 주행 및 기어 변속도 잘 수행하고 마지막 코스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1분 정도밖에 남지 않아 급하게 마지막 평행 주차를 시도했다.
외웠던 공식을 잘 사용하여 무난하게 진입했는데,
바퀴를 선에 붙이고 정차를 했는데 계속 확인음이 들리지 않았다.
조금씩 더 붙이면서 겨우 확인음이 들렸을 때는 이미 시간 초과로 불합격이었다.
안전 요원님께 물어보니 선에 붙이는 게 아니고 제대로 밟아야 한다고 하셨다.
이 부분도 내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더 아쉬웠다.
여섯 번째 시험
사실 다섯 번째 시험이 끝난 직후 회사를 입사하는 일정이었어서,
다섯 번째 시험 결과에 따라 이후 시험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로 했었다.
다섯 번째 시험 때 완전히 감을 다 잡은 느낌이 들었고,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합격이었으니 입사 후에도 회사 출근 시간 전에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11시 출근이 가능해서 시험을 보고 출근할 수 있었다.)
바로 출근해야 하는 만큼 1순위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예약 인원이 없는 날로 예약을 잡았다.
이제는 익숙한 듯 첫 번째 코스는 가볍게 통과하고,
두 번째 코스에서 감점당했던 만큼 진입에 신경을 더 써서 두 번째 코스도 감점 없이 통과했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코스가 가장 어려웠는데,
역시나 한 번의 탈선이 발생하고 통과했다.
이후 무난히 잘 주행하다가 기어 변속 구간에 진입하여 과제를 수행했는데,
끝나니 기어 변속 미수행으로 10점이 감점되었다.
적정 키로 수를 넘지 않았거나 3단을 제대로 인식을 못 시킨 건데,
개인적으로 쉬운 부분이었던 만큼 갑작스러운 감점에 당황했다.
(이때 시험 봤던 차가 기어가 잘 들어가지 않아서 더 확실히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이후 마지막 코스에 도착했다.
어쩌다 보니 다섯 번째 시험과 똑같이 85점에 시간은 1분 남짓 남아있었다.
똑같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합격일 거라고 생각해서
선을 좀 더 확실하게 밟을 수 있게 깊숙이 차를 진입시켰다.
오히려 너무 많이 들어간 감이 있어서 약간 수정하여 잘 인식시켰고,
시간이 간당간당하여 빠르게 다시 출발하여 종료선까지 내달렸다.
결과는 13분 55초 합격.
기준 시간인 13분 54초에서 1초 늦은 시각에 통과했다.
(시간을 초과한다고 바로 실격은 아니다.)
안전 요원분과 교육장 내에 있던 분들에게 축하를 받고 홀가분하게 출근길로 향했다.
마지막인 만큼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시험장 사진을 한 장 남겼다.
후기
이번 도전을 거치며 교훈을 정말 많이 얻었는데,
특히 제목에도 쓴 만큼 불합격에 익숙해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면허 시험 도전 전에 이직 과정에서도,
경험 삼아 지원해 본 회사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불합격할 때는 정말 많이 좌절하기도 했고 항상 나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었다.
이번 면허 시험도 몇 번의 불합격은 이미 생각하고 시험에 도전했지만
내가 나아진 점이 없다고 느꼈을 때는 포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자책감이 따라왔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나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더 발전시킬 수 있었고,
조금씩 나아짐을 느꼈을 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결국에는 각각의 도전 모두 좋은 회사로의 이직과 대형 면허 취득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며
불합격하는 과정들이 모두 좋은 결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나는 아무리 회사 면접을 많이 보러 다니고 어떤 시험을 보더라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고 항상 긴장을 많이 한다.
긴장을 하는 건 아무리 해도 나아지지 않지만 대신 도전을 거치며 마인드를 다르게 가질 수 있었다.
"후회 없이 잘하고 오자."
각각의 도전, 더 나아가 어떤 일과 마주할 때에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임해보게 되었고,
지금까지는 전보다는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항상 이런 마음가짐으로 계속 성장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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