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주변 모든 사람들이 다 걸려도,
다른 사람들보다 덜 조심해도 절대 걸리지 않던 코로나가 뒤늦게 찾아온 후기를 뒤늦게 남긴다.
날짜 기준은 확진 판정일이 1일차.
0일차 (2023-04-28 금)
전날의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패딩을 입고 다닐 정도였는데 어김없이 감기기운이 시작되고 몸이 아팠다.
서있거나 걸어 다니기가 힘들 정도로 어지럼증이 있었고,
두통에 몸살 기운이 있고 뭘 먹기가 쉽지 않아서 저녁에 회사에서 죽을 시켜서 먹었다.
일부러 늦게 퇴근해서 지하철을 앉아서 타고 집에 갔는데,
환승하고 두 정거장 가는 열차에서 서있을 때 정말 쓰러질 것 같았다.
어떻게든 버텨서 역에 도착했는데 맞고 가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와서 동생을 역으로 불러냈다.
역 근처에서 기다리다 우산을 받아 들고 집에 들어갔고,
들어가자마자 빠르게 정리하고 뻗었다.
1일차 (2023-04-29 토)
아침에 일어났는데 신기하게도 전날이랑 증상이 많이 달라졌다.
어지럼증은 조금 줄어든 대신 열이 나고 목이 너무 아프고 가래가 끓는다.
평소랑 다른 처음 겪는 느낌의 감기 증세여서 코로나임을 직감했다.
그래서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아 약을 탔다.
집에서 죽을 꾸역꾸역 먹고 약 먹고 푹 쉬었다.
다른 것보다 목이 찢어질 듯 아파서 너무 힘들었다.
2일차 (2023-04-30 일)
1일차와 동일하게 목이 찢어질 듯 아프고 너무 건조했다.
그 때문에 2~3시간에 한 번씩 자다 깨서 물을 마셔줘야 했다.
무언가를 삼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고통이어서 물도 힘들게 삼켰다.
어지럼증은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남아있어서 2일차까지는 아파서 누워만 있었고 아무것도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너무 좋아하는데 검색해 보니 그래도 아이스크림이 코로나 목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죽과 아이스크림으로 계속 버텼다.
계속 죽만 먹으니 저녁엔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었다.
3일차 (2023-05-01 월)
코로나와 함께 시작하는 5월.
다행히 전날보다 아픈 게 많이 줄어들었는데 그럼에도 잔기침이 계속 나고 약간씩 아팠다.
아직은 다른 무언가를 하기가 어려웠는데 다행히 근로자의 날이어서 업무를 하지 않고 쉴 수 있었다.
결국 3일차까지는 죽만 먹으며 쉬었다.
4일차 (2023-05-02 화)
4일차가 되니 비로소 좀 괜찮아졌다.
목은 약간씩 아프고 잔기침이 남았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괜찮아졌고,
어지럼증이나 다른 통증은 사라졌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진행했고,
저녁에 일반식을 먹었는데 삼킬 때에 통증이 없고 식욕이 잘 돌아서 그제야 다 나았구나 하는 안심이 들었다.
5일차 이후 (2023-05-03 수)
아직 목이 완전하지는 않고 목소리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통증도 거의 없어졌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
코로나 핑계로 푹 쉬었으니 자가격리가 끝나면 다시 또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다짐을 불태운다. 다짐뿐이겠지만..
이 글을 작성하는 날이 자가격리 마지막 날인데,
아무리 집돌이라지만 집안에만 있는 건 너무 답답하다.
얼른 나가서 바깥공기를 좀 쐬고 싶다.
후기
1일차에 기입한 대로 감기와는 다른 느낌이었고,
목이 찢어질 듯 아프고 감기보다 더 아파서 고생을 많이 했다.
주변에 코로나를 앓았던 사람들이 경험했던 얘기를 들을 때에는 막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진짜 코로나를 쉽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느꼈다.
다들 엄청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분들이 말했던 것처럼 다시는 걸리기 싫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ps. 회사에서 나만 안 걸린다고 면역자라고 떠들고 다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항상 말 조심하고 겸손하게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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