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백엔드 개발자로서 업무를 하다 보니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이력서를 검토할 일이 많이 생기는데,
신입 개발자의 이력서를 보다 보면 정말 다양한 이력들이 존재해서 새삼 놀라웠다.
리포터 일을 하던 사람,
군대 부사관이었던 사람,
큰 수술을 마치며 삶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개발자가 되기로 한 사람 등등..
개발자는 수요가 많고 연봉이 높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국비지원이나 부트캠프 광고도 정말 많이 하고 수강생들도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 개발자는 계속 코드만 보고 머리를 써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일이 잘 맞지 않으면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취업 시장 상황 때문에 개발 학원에 다니고 개발자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
다른 직무에서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그 사람들의 상황과 노력을 보면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간절한 사람들의 이력서를 아무것도 아닌 내가 검토하고 면접을 보고 합불을 결정하는 현실이 가끔은 벅차기도 하다.
나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죽어도 못하는 성격에다가 이력서나 취업 준비를 엄청 어려워하는 사람인데,
운이 좋게도 개발이라는 일이 나에게 엄청 잘 맞고
마침 직업의 현 상황이나 전망도 좋은 데다가
학교 연계로 회사까지 일사천리로 들어오게 된 케이스다.
(물론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회사에서 자리 잡기 위해 등 기회가 생겼을 때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타인에 비해 운이 좋았던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막상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시작한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열정적으로 일하고 공부하며 노력한다.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는 단지 그 사람들보다 운이 좋아서 조금 앞서있는 상황일 뿐인데
주어진 환경에 불만을 갖고 자꾸 부정적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고
내 마음가짐과 현재를 되돌아보게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행복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게 정말 힘든 걸 알기에
내게 누군가 조언을 구할 때에는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30대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찾아다녀도 괜찮다고 조언을 하곤 하는데,
막상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도 그러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좋아하는 일을 섞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그럼에도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너무 잘 알기에
항상 그런 사람들을 보면 존경심이 들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린 아직 젊으니까 이런 고민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경험들이 더욱더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자양분이 될 거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나에게도 고생이 많다고, 잘하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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